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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going)

어느 금요일 오후의 풍경, 의정부고용노동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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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차 안은 여름날씨와 같았다.
청학리를 지나 민락동으로 향하는 길은 예전과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도로의 폭이 넓어졌고 정돈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군부대와 의정부 교도소부근 맞은편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는 것 이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참, 오랜만이다.
꽤 오래전부터 다녔던 길인데......5,6년만에 지나치고 있었다.
 
의정부고용노동지청.
15년전인가 외국인 근로자 때문에 와보고, 내 본인의 일로 오게 될지는 정말 몰랐다....ㅠㅠ.
출석시간은 1시였지만, 여유롭게 도착하고 싶어서 일찍 출발했더니 12시 15분.
공교롭게도 출석일과 출석시간이 같은 직원분을 기다리게 되었다.
 

 
1층은 민원인이 진정서나 신청서를 작성, 민원인의 휴게실 공간으로 보였다.
점심시간이라 아무도 없어, 1시까지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오늘의 주된 목적은,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 '발급을 위한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체불임금에 대한 확인을 위한 대면시간이다.
블로그를 통한 여러 포스팅을 보기도 했고, 어떤 근로감독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처리과정이나 시간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글들을 보아서 어떤 근로감독관일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배정된 근로감독관의 첫 인상은 '사법경찰관'이라는 직책이 말하듯 약간 강압적인 인상을 받았다.
(속으로, 오늘 일진이 안 좋겠는 걸.....ㅠㅠ)
 
더군다나, 사장님은 1시에 출석하시지 않았다.
그러자 감독관은 사장님께 전화를 했고, 사장님은 출석요구를 잊고 있었다.
근로감독관은 준비서류와 함께 최대한 빨리 오시라고 하고, 그동안 사업주와 확인해야 할 금액을 확인하고 진술서를 작성하다 보니 첫인상과의 다르게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나에게 진정서의 목적은 합의 또는 형사처벌을 위한 건 아니었다.
우선은,
받을 수 있는 간이대지급금을 받고 그 이후에 매달 일정한 금액으로 지급이 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제기할 과정 중에 한 부분이었다.
형사처벌을 취하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다시 신고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해서 이야기를 하셨다.
형사처벌은 원하지 않는다.
형사처벌을 통해 받지 못한 임금을 받을 수 있다면 모를까, 자칫 서로가 감정싸움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근로감독관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하셨다.
사장님께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대신 지불각서를 써 달라고 부탁을 드리면서, 서운해 하시지 말라고 말씀을 드렸다.
서운하지 않다며, 기꺼이 써 주시겠다 했고 지불각서를 받긴 받았는데.....지켜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금껏 17년 넘게 본 사장님의 태도로는 안 지켜질 확률이 99%다...ㅎㅎ)
그걸 알면서도, 최소한의 기회는 드리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내가 모셨던 사장님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을 했다. 내 나름대로....ㅠㅠ.
 
마지막으로,
근로감독관은 사장님을 먼저 보내시고 진정(고소)취하서를 작성하시게 했고 월요일에 근로감독관이 요구했던 서류들을 보내오면 전화를 드릴 테니 그때 결정해서 형사고소를 취하하시려면 본인에게 이메일이나 팩스로 진정취하서를 보내달라고 하셨다.
 
어쨌든, 마음이 좀 그랬다.
오랜만에 뵌 사장님도, 동료직원도......어디서 만나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더 바랄게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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