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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금요일판 .txt 세상의 모든 텍스트 '요조의 요즘 무사한가요? 중에서(22면)
「저는 '어떻게 하면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매달려서인지 어느 날 '나다움'이라는 표현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낀 적이 있습니다. '나다워야 한다'고 할 때의 그 '나'가 대체 어떤 나인지를 한번 작정하고 들여다본 것이지요. 그랬더니 거기엔 지금보다 더 진솔하고 인간적인, 자신감이 넘치고 솔직한,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보편적이면서 독창적인, 망나니 같아도 성실하게 일하는, 심지어 못나고 부족한 부분마저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내가 있더군요. 그러니까 저는 아무튼 보기 좋은 나, 심지어 현재의 내가 도저히 다다를 수 없을 것 같은 바람직한 나를 '나답다'는 말 속에 상정해두었던 것입니다. 그럼 위선적이고, 비겁하고, 폭력적이고, 나약하고, 죄를 짓고, 씻는 걸 싫어하는 나는··· 실상 누구보다 '나' 그 자체인 '그들'을 '나답지 않다'는 말 속에 몰아넣어야 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말이 무척 오만하고 기만적인 표현으로 느껴졌습니다.」
정말, 나의 '나다움'은 무얼까?
그 나의 나다움속에서 나답게 살고 싶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
2024.11.20 - [사소한 일상] - 한겨레신문 “주 5일 지면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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