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첫 알바.
주말 현장에 나가지 못할 경우, 인력사무소 소장님께 문자를 드리곤 하는데 지난주 소장님과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약간의 스케줄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았다.
내 개인적으로 매주 문자를 드리면 귀찮아 하실것 같아서 가끔 문자를 드리곤 했는데, 문자가 없으면 개인적인 일이 있는 것으로 알고 계셨다. 소장님께서 개개인의 스케줄을 알 수 없으니, 되도록이면 문자를 주시길 원했고 매주 문자를 드리기로 했다.
토요일엔 결혼식이 있었고, 일요일은 가능하다고 문자를 남겼더니 금요일 저녁에 문자가 왔다.
현장은....?
팔당 어느 카페, 주차 안내.
주차 안내는 처음 해보는 일이기도 해서 약간의 설렘? 이 있기도 했다.
얼마나 큰 카페인데 주차 안내를 하는 것이지, 보통 위치가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 같은 경우는 종종 보긴 했는데.
내가 알기론 도곡IC부근의 스타벅스 외에는 이 부근에 그다지 차량들이 붐비는 카페는 없는 것으로 아는데.
궁금중을 안고 일요일 12시가 되기전 카페에 도착했다.
근무시간은 12시부터 19시까지.
어라....?
어머니와 가끔 먹었던 남원추어탕 부근이다...ㅎㅎ. 그리고, 꽤 오래전에 친구와 함께 차 한잔을 마셨던 곳이기도 했다.
도착해서 직원에게 주차 안내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형광색 조끼를 입고 야간봉?이라고 하나 신호봉이라고 하나 아무튼 봉을 들고 주차장 입구에서 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정확한 지명을 모르겠지만 연예인이 방문해서 유명해진 도너스집이 있다. 그리고 주말만 되면 그 도너스를 사기 위해 많은 분들이 오시고 이곳에 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팔당댐으로 가는 구 길이라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음식점이나 카페에 주차를 하고 도너스를 사시는 분들이 꽤 많은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내가 알바로 온 이 카페도 그런 차량으로 어느 정도 피해를 보고 계셨고, 그 차량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위해 내가 서 있게 되었다는 걸.
일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과 추위 그리고 무료함이랄까.
여러 군상들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었고 어이없는 일도 경험할 수 있었다.
주차장 입구를 막아선 차량 그리고 차를 이동해 달라고 정중히 이야기를 드렸지만, 젊으신 주부께서 싸우자고 덤벼두는 모양새에 잠깐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보통, 이런 경우엔 '죄송합니다, 바로 빼 드릴께요 아니면 신랑이 잠깐 어디를 가서 그러니 오면 바로 빼 드릴게요'라고 말하는 게 정상인데, 그분은 정상적이지 않아 보였다.
조금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세상엔 이해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많으니까....ㅠㅠ.
7시간을 서서, 바람과 추위와 무료함을 싸워가며......임무?를 완수했다.
그 끝나는 시간이 도너스 가게가 문을 닫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해서, 혼자 웃기도 했다...ㅎㅎ.
따뜻한 카페모카 한 잔을 마시며,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