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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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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있습니다.

저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인연이 시작되었으니 언.... 30년이 되었습니다.

같은 고민들을 했었고,

생각하는 부분들이나 추구하는 방향들의 많은 부분들이 맞아 참 잘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는 인천으로 주거지를 옮기면서도 자주 만나기도 했고,

군대에서도 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술 한잔 한 날에는 늦은 밤, 새벽에 전화를

해도 기꺼이 받아주는 그런 사이였지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만나기도 전화도 좀 뜸해지긴 했지만 

언제 만나도 언제 통화를 해도 어제 만나고 어제 통화를 했던 것처럼 어색함이 없는 그런 사이었습니다.

결혼해서 7년이 지난쯤 가족끼리 여행도 다녀오고,

매년 이렇게 가족여행 떠나자 했던 그 친구.

 

친구는 스포츠관련 용품을 하는 회사에 다니다가 우여곡절 끝에 그 회사를 인수하게 됩니다.

성실하게 부채도 갚아가며 조금씩 회복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경쟁업체의 신고로 세무조사를 받고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던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그 부탁에 거절을 할 수 없어 몇 번 빌려주기도 했고

약속과 다르게 좀 늦기는 했지만 갚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빌린 돈을 다 갚고 나서 그 친구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친구야... 우리 이제 금전관계 갖지 말자... 우리 사이에 좀 아닌 것 같다."

그 돈 문제가 다 해결이 되고 나서 2년전에 여행을 다녀오고,

몇 달이 지난 후 친구에게 급하게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야... 내가 출장 와서 그러는데 백만 원만 빌려줄 수 있니..?

내일 바로 넣어줄께."

백만 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빌려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입금을 시켜주고

그 친구는 고맙다고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그다음 날,

점심쯤 됐을까 점심 먹고 바로 입금해줄게 하고 전화를 하고 나서... 끝으로.

 

전화를 받질 않습니다.

몇 번이고 문자로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 친구야... 연락 좀 하고 살자"라고 보내도 소식이 없습니다.

친구가 생각날 때마다 전화를 해 보지만.....ㅠㅠ.

4월이면 2년인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 친구의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우리가 그렇게 쌓와왔던 그 시간들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가라는

생각엔 몹시 화가 나기도 합니다.

 

회사를 찾아가도 되는지엔 다른 친구와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건 그 친구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찾아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고 먼저 연락하지 않는 것이란 걸 알기 때문에.

다른 친구와의 약속을 깨고,

오늘은 그 친구 회사로 전화를 했습니다.

직원이 받으시길래 사장님 고등학교 친구인데 통화할 수 있느냐 물으니,

점심식사하러 나갔다고 하길래 전화를 끊으면서 꼭 부탁을 합니다.

고등학교 친구가 전화를 했노라 꼭 전해달라고.... 그 친구는 알 테니까요.

연락을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는 않네요.

 

네가 하는 사업이 잘 되길 바라며,

부디 건강하고,

힘든 이 코로나 시대에 잘 버텨내길 멀리서 응원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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