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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소주 한 잔 (feat.취중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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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과 술 한잔을 했습니다.

자주 있는 술자리는 아니지만,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찾아뵈려고 살갖지 않은 사위지만 이때만큼은 노력을 하곤 합니다.

 

아버님을 뵈면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160cm, 48kg.

이 체구로 어떻게 그 많은 농사를 지으셨을까.

시골의 어르신들 술힘으로 농사를 지으신다는 말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해...처음으로 이앙기로 모내기를 했던 그날.

저는 잊을수가 없습니다.

첨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그 순간... 설렘과 두려움으로 복잡한 그 심경을 밖으로 티 내지 않기 위해

도와 주로 온 큰 매형, 어머니, 큰 작은 누님들... 조카들.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평소에 쓰지 않은 근육들을 쓰며,

이앙기 엔진에서 나오는 그 매연을 들어마시며 그 날 전 점심을 먹지 못했습니다.

밥 대신 소주 반 병을 마시고,

오후에 그 기운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결혼하기 전까지 이어진......

술심으로 일을 하셨다는 것이 꼭 잘하신 것이라 생각되진 않지만

그렇게 술을 드시며 농사일을 하셨던 아버지를 이해하며,

죄송하다는 마음을, 그 마음 이해하지 못했던 이 못난 아들을 용서해주시길....

 

오늘도,

아버님은 대리운전비까지 아이들에게 쥐어주며

이 사위를 보냅니다.

조금씩 줄어드는 주량에 마음이 짠해 오지만.... 오랫동안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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