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둘째가 희망했던 산정호수 나들이를 가 보기로 한다.
평소의 일요일 아침과 다름없이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10시가 좀 넘어서 출발을 했다.
익숙한 길과 도로.
지금은 사치? 와도 같은 행동이었을지 모르지만, 예전엔 일하다가 답답함이 밀려올 때면 가끔 이 길을 달리곤 했다.
내촌을 지나 서파검문소에서 수입교차로까지 약 8킬로정도 되는 한적한 국도를 과속카메라 단속구간을 피해 가며 속도를 내고 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풀리곤 했던 길이었는데....ㅎㅎ. 이젠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어졌다...ㅠㅠ.
출발한지 한시간 십 분쯤이 걸려 도착을 했고, 주차장 입구부터 밀리기 시작했고 주차장으로 들어갔지만 만차였다.
이 산정호수를 대략 8번쯤 와 본 것 같은데 이런 경우는 처음인 것 같았다.
코로나19로 인한 2년동안 집콕 생활들을 했던 일상들의 반작용이기도 할 것이고, 날씨가 너무 좋다.
다시 주차장을 나와 임시주차장으로 갔지만 첫 번째 임시주차장도 만차, 두 번째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정호수로 내려가는데 어?...낭만닥터 김사부를 시청하면서 산정호수 근처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병원 촬영 장소가 바로 임시주차장이었다.
너무 뜻밖이었기도....'돌담병원' 반갑기도 했다.
이 장면 기억난다.
돌담병원의 문을 닫느냐로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ㅎㅎ.
사진찍기 싫어하는 첫째와 둘째는 빼고.
산정호수와 파란 하늘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배를 타고 싶다는 셋째.... 배는 다음에 타는 것으로 타일렀지만 삐졌다..ㅠㅠ.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는 성격이라 금방 밝은 표정을 지었다...ㅎㅎ.
같은 종류의 물이라고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크기와 모양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작은 천, 호수, 강, 바다....바다와는 비교할 순 없지만 강과는 또 다른 물결이 느껴진다.
강은 작은 바다와 같이 바람에 의한 물결이 조금은 매섭다고 한다면 이 호수의 물결은 소리도 그러하거니와 잔잔하다.
그래서일까... 예전엔 크게 느껴졌던 이 호수가 그리 크지 않게 포근함을 주는 느낌...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가.
입구쪽에서 보면 반대편 끝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부근으로 까페, 음식점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입구 주차장으로 오지 않고 이곳으로 와서 주차를 하고 커피, 음식들을 드시고 호수 둘레길을 걸어도 참 좋을 듯싶다.
특히,
프로방스 까페 호수뷰가 참 좋아 보인다.
닭요리 전문점 벽면에 그려진 닭들과 함께...ㅎㅎ.
꽤 홍보효과는 있을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많이 와 봤지만 처음인 것 같다.
오늘은 큰맘 먹고 아이들을 다독 거리면서 걸어 본다.
주차장 입구에서 시작해서 또는 이곳에서 시작해서 산책길을 걷는 것도, 호수를 중심으로 해서 원을 그리듯 연결되어 있으니 어디부터 시작해도 상관없을 듯하다.
항상 그러하듯이.... 들어가지 말라고 부표를 세워두고 줄을 쳐 났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가시는 분들이 꼭 있다..ㅎㅎ.
아마도 수심이 낮아 들어가게 되면 배의 프로펠러가 바닥에 닿아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은데 연락을 받고 구조를 하러 오시는 직원분들....ㅎㅎ.
날씨가 너무 좋다....^^
둘레길 표지판을 보니...'망봉산'인 것 같다.
오늘의 한 컷.
호수를 바라다보는 내 사랑하는 이들.
사진 찍기 싫어하는 첫째와 둘째를 강제로 소환해 본다...ㅎㅎ.
첫째는.... 토요일 저녁에 오늘은 산정호수에 갈 거라고 그러니 숙제, 말 잘 들어야 한다고 하니 그럼 말 잘 안 들으면 안 가겠다고 셋째에게 엄마, 아빠 말 잘 듣지 말라는 말에 아내와 둘이.... 그렇게 밖에 나가기 싫으니 묻는다.
산정호수 갔다가 매번 가는 이동갈비집에 갈 거라고 하니 그제야 못 이긴 척 간다고 한다....ㅠㅠ.
중학생이 되면 가족 모두가 함께 하는 여행, 나들이는 힘들지 않을까....?
호수의 위치마다 바라보는 느낌과 걷는 느낌이 다르다.
입구와 까페, 조각공원과 음식점들이 있는 쪽과 오로시 호수 수변길의 데크로 만들어진 이곳이 호수의 분위기를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보기는 이 수변길의 반대편에서 보는 게 더 이쁘고 걷는 길은 이 수변길이 내 개인적으론 더 좋았다.
둘레길 표지판으로 봤을 때는 명성산으로 보이는데 바위산으로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수량이 많을 때면 이 구름다리 밑으로 물이 흘러 폭포를 만들지 않을까...?
산정호수의 끝, 둑으로 호수의 수량을 조절하는 시설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둑 부근으로는 수상보트가 운행을 하고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 시원하게, 오늘 날씨가 맑기는 한데 바람이 불어 반팔이 춥게 느껴지는 날씨라 보트에 탄 분들이 더 춥게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우리도 다음에 오면 수상보트 타자고 약속을 했다.
둑부터 시작해서 조각공원까지 연결되어 있는 난관에는 시, 그림, 글들의 포스터가 붙여 있어 볼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정확한 지명은 모르겠지만,
궁예가 산정호수 부근으로 도망쳐 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역사가 있기에 이 둘레길에 궁예의 대한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설화 - 궁예는 성만 쌓아 놓고 그곳에 하루만 머물고는 그냥 또 쫓겨갔다. 왕건이 또 계속 쳐들어 오니까 도망간 곳이 운천의 용해라고 한다. 그곳에 있는 울음산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울음산 저쪽에는 낭떠러지가 있다고 함) 울면서 한탄을 했다.
그 결과 한탄강이 생겼다고 한다.
"산속의 우물(山井)이라는 뜻으로 맑은 수질과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여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국민관광지다. 호수 주변으로 아름다운 둘레길이 펼쳐져 있어 물길(수변테크)과 숲길(소나무길)을 동시에 즐기며 호수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만차... 왠지 모를 활기가 느껴져서 좋다.
오늘 나들이의 하이라이트.
풍선 다트?
다트 화살 6개가 한 게임.
한게임이 4천 원, 다섯 게임을 시작했다.
풍선터트리기 결과.
아빠 - 3개, 엄마 - 5개, 첫째 - 3개, 둘째 - 5개, 셋째 - 2개를 터뜨렸다.
잘한다고 했는데 체면이....ㅠㅠ.
그리고,
고른 선물이 좀 거시기하다....ㅎㅎ^^
정겨운 골목들.
옛 음식점과 상가들을 보는 것 같지만 이런 풍경도 너무 좋다.
새로 지워진 세련된 건물들과 인테리어가 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정겹게 하는 건 아니다.
때로는 조금은 불편해도 보기는 그래도 마음이 따뜻한 건물, 풍경들도 있다는 것을.
산정호수의 미니 놀이공원.
놀이기구를 타고 싶다는 아이들을 어린이날 어린이대공원에 간다는 말로 이야기를 쏙 들어가게 해 주었다...ㅎㅎ.
돌담 병원으로 되돌아가는 길... 때마침 분수쇼가...ㅎㅎ.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찍는데... 아내의 협박? 에 못 이겨 찍었는데 역시 첫째와 같이 어색하다...ㅎㅎ.
멀게만, 크게만 느꼈던 산정호수 둘레길을 걷고 나니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이제,
첫째와 약속했던 이동갈비를 함 먹으러 가 볼까요....!!
"원조이동김미자할머니갈비"편은 다음에..... 시작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