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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

안양에서 만난 사인방(feat. 우리 왕뚜껑 생 삼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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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고 약간의 설레임을 주기도 한다.

한 달의 한 번씩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술 한잔 하는 게 전부이기도 하지만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주는 마음의 힐링이지 않을까 싶다. 

 

5월에 만났고 그 다음달이 중학교 친구들의 모임이 있어 건너뛰고, 친구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또 한 달을 건너뛰고 드디어 이번 달에 만나게 되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첫직장 동기모임 이렇게 보니 대학교 친구들하고의 모임만 없는 것 같다.

고등학교 친구모임은 3년째 잠수?를 타고 있는 친구 때문에, 첫 직장 모임은 나를 비롯해 누군가 만나자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는 셈이 됐지만...ㅎㅎ.

 

좀 일찍 퇴근을 하고 하남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의 차를 타고 인덕원으로 향했다.

친구의 인덕원 회사에 주차를 하고 인덕원 먹자 골목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평촌과 의왕의 경계점에 사는 친구는 꽤 먼거리를 걸어와 친구 회사 주차장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뒷골목을 걸어 도착한 먹자골목에서 무얼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 그냥 눈 앞에 보이는 삼겹살 집으로 향했다...ㅎㅎ.

 

 

오랜만에 보는 솥뚜껑.

이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워 먹는게 한참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삼겹살이 구워지면서 나오는 기름에 콩나물과 김치가 자연스럽게 볶아지면서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김치에 맛이 삼겹살과 조화가 잘 이루어지곤 했는데.... 이것에서도 여럿 추억이 묻어 나온다.

 

 

상차림은 간단하다.

상추, 깻잎, 마늘, 파채무침, 양파절임, 쌈장, 소금, 동치미 국물이 놓였다.

 

 

여기, 

동치미 국물에 특이하게 정말이지 한 젓가락 양의 소면이 함께 담겨져 나온다.

국물이 달콤하면서도 시원하다.

 

 

고기가 나오기도 전에, 익기도 전에.....

소맥으로 한잔..... 반갑다 친구야..!!

 

 

오늘도 고기 굽는 담당은 나여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간혹 찍는 사진에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그렇게 찍으면 어떡하냐는 등의 핀잔을 들으며, 고기 굽느라 사진도 찍느라 나만 분주했다..ㅎㅎ.

그러고 보니, 메뉴판도 못 찍었네....ㅠㅠ.

 

 

모둠 대 자엔 삼겹살, 항정살, 목살 세 가지가 나오며 된장찌개와 계란찜이 기본으로 나온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맛있는 계란찜을 먹어 보는 것 같아서.... 먹으면서도 이 맛은, 조미료 다시다의 맛인데 하며 어느 곱창집 이모님의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맛있게 계란찜을 만들 수 있어요...?"라는 대답이 떠 올랐다.

아주 심플한 대답...."다시다를 넣으면 돼요...!!" 혼자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사진엔 없는데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 주기 위해 '얼큰 라면'을 주문했는데.... 요거 요거 꼬들꼬들한 면발과 얼큰한 국물이 정말이지 한몫한다.

 

항상 그렇듯 서로의 부모님의 건강과 안부를 묻고 걱정하고 이런저런 회사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지난 추억들이 소환되기도 한다.

장인어른의 암 수술 후 괜찮아졌다가 전이가 되어서 많이 안 좋으신 상태를 비롯해, 술을 드시고 계단을 올라가시다 넘어지셔서 갈비뼈가 부러진 아버님,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고 나오셔서 대학병원으로 다시 입원하신 아버님, 그리고 나의 어머니 이야기부터..... 점점 나이가 드시니 부모님들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지곤 한다.

월급날이 지났지만 아직도 받지 못한 친구와 나, 다행히 전세금을 올리지 않고 갱신한 친구, 두 채의 아파트를 매도하고 다시 월세로 들어간 다수의 집 때문에 금융비용과 복잡한 문제로 고생하는 친구.

이런 이야기를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마음 한구석에 쌓여 있던 노폐물? 들을 분리수거하는 기분이다.

 

다시 한번, 

제주도 여행은 포기하고 다음 달 부산여행을 계획했는데 이번에 꼭 이루어지길 바래본다...ㅎㅎ.

 

만나면 항상 가는 코스대로, 

2차는 얼큰한 동태탕으로 3차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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