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장편소설 - 아몬드

 

아몬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아몬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소년의 특별한 성장을 그리고 있다.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와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곤이,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도라와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전한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그 후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고,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저자

손원평

출판

창비

출판일

2017.03.31

 

첫째가 논술학원에서 아몬드를 재미있게 읽었는지 처음으로 책을 소장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를 하려고 교보문고를 비롯해 다른 서점들에서 검색을 했지만 절판으로 구매를 할 수 없었다.

아내가 동내 서점에 있을지도 모르니 다음날 가 보겠다고 해서 주문을 미루었고, 그다음 날 동네에 유일? 하게 남아 있는 태성문고에서 책을 사 가지고 왔다.

첫째에게 아빠가 먼저 읽어 봐도 괜찮겠냐고 하니 흔쾌히 된다고, 아이에게 어떤 내용이냐고 물어보려고 하다가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 보기로 한다. 제목은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또, 첫째에게 손원평작가의 다른 책 '튜브'도 있으니 시간이 나면 한 번 읽어 보라고 했더니 책을 꺼내 보는 것 같았다.

 

손원평작가의 책은 소설집과 튜브 두권의 책을 읽었다.

그래서 어떻게 단언할 순 없지만, 아몬드 첫 페이지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튜브의 첫 페이지가 오버랩되기도 했다.

본문 중에 한 부분을 떼어내어 읽는 독자로 하여금 궁금중을 유발하는 전개가 비슷하다고 생각됐다.

짧게 짧게 나눠 쓴 이야기가 한층 읽기에 속도가 붙었고, 독자들에게 지루함을 느낄 수 없게 내용에 단어나 미사구어가 직관적으로 표현되어 파노라마 사진을 보듯 시각적으로 읽을 수가 있었다.

 

[·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은 1970년대 처음 보고된 정서적 장애이다. 아동기에 정서 발달 단계를 잘 거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경우, 혹은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감정 중에서도 특히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한다. 다만 공포, 불안감 등과 관련된 편도체의 일부는 후천적인 훈련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

 

선천적으로 편도체가 작게 태어나 정서적 장애를 갖고 있는 선재, 그 선재를 특별하지 않게 주목받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게 해 주려고 후천적인 감정훈련을 시키는 그리고 어르신들이 머리가 좋아지라고 호두를 아이들에게 먹이듯 그 편도체가 정상적으로 자라게 아몬드를 먹이는 선재의 엄마.

그리고, 선재의 생일날 그 평범한 삶을 그나마 유지해 주는 존재인 할머니는 죽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는 그 현장에서 선재는 어떠한 행동, 감정도 느끼지 못한 채 혼자고 되고 만다.

이 이야기는 선재가 후천적으로 평범?한 사람의 감정을 느끼게 된 후, 어릴 적부터 그의 생각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회고하는 내용이다.

조금은 이 사회와 이질감이 있는 곤이와 그 또래의 고민을 안고 사랑의 감정을 싹트게 해 주는 아라의 등장.

어떤 결핍이든 사회와 관계속에서 때로는 작용보다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부작용보단 작용의 채움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조금만 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다르면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나도 분명 그중 한 사람이다.

또한, 

난 '특별함' 보다 그 '평범함'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특별함은 뭐랄까 좀더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주목받게 된다면... 평범함은 각자 개개인이 다른 생각과 다른 행동, 가치관을 어떻게 보면 일률적으로 통일하고 맞혀 나가야 하다는 것임에 '평범하게 산다'라는 말은 우리가 흔하게 쉽게 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삶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왜 중학교 추천도서 목록에 있었는지 책을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이해가 되었다.

성장하면서 겪을 수는 있는 숱한 경험과 고민을 그리고 그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그 터널을 무사히 통과하길 하는 바람으로.

하지만, 그 터널을 지나더라도 그 터널보다 더 길고 많은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무리 지금 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그리고, 시간에 따라 통과하는 터널 속의 그 당사자만이 알 것이라고.

 

어느 한 순간도 만만하지 않고 쉽지 않으며, 이 세상 모든 고민과 걱정을 나만 하고 있다는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알 필요도 없음을.

이 아빠도 그때의 고민들과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단다.....ㅠㅠ

첫째에게, '튜브'는 이 이야기의 오랜 후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좀 더 이따 읽으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ㅎㅎ

 

2023.02.18 - [책 & 영화] - 손원평 장편소설 - 튜브

손원평 장편소설 - 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