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막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해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영화제목이 '소년들'이라고 해서 예전 대구에서 개구리를 잡으러 갔다가 실종된 소년들 영화인줄 알았다. 아내에게 영화를 보여주라고 하고 잠시 나갔다 들어오니 영화가 시작, 내가 생각했던 영화가 아니었다.
바로, 1999년 2월 6일에 완주 삼례 나라슈퍼에서 발생한 3인조 강도사건으로 할머니가 사망하신 사건으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이 되어 더 많이 알려진 사건이기도 했다.
소년들
감독 정지영
각본 정상협
출연 설경구, 유준상, 진경
개봉일 2023년 11월 1일
상영시간 124분
줄거리(영화소개 줄거리 참고)
이것이 무슨 수사여? 똥이제! 1999년 전북 삼례의 작은 슈퍼마켓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의 수사망은 단번에 동네에 사는 소년들 3인으로 좁혀지고,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내몰린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수감된다. 이듬해 새롭게 반장으로 부임 온 베테랑 형사 '황준철'(설경구)에게 진범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그는 소년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재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당시 사건의 책임 형사였던 '최우성'(유준상)의 방해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황반장'은 좌천된다. 그로부터 16년 후, '황반장'앞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윤미숙'(진경)과 수년들이 다시 찾아오는데...
실제 사건을 영화화했지만, 그 사건에 영화스러운 각색으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영상과 회고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 설경구의 연기 또한 오랜전 깡패+부패+군중의 지팡이?로 뭉친 '강철중'의 형사역할에서 부패를 뺀 조금은 진중한 형사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악랄하고 비열한 역할의 유준상배우와 감초역할의 허성태배우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어떤 조직에서든, 그 조직의 구성원이 잘못을 저지르거나 혹은 다른 피해자를 만들었을 경우에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면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그 조직에서 영원히 매장되거나 쫒겨나는 것이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그 조직의 치부를 외부로 드러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그것보단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소상히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그 조직과 구성원들을 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그 몇십년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어떤 일이 발생하고, 사고가 나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살인자로 낙인이 찍혀 평생을 살아갈 그 아이들이 내 자식들이라면 그 수사를 했던 경찰, 검사들은 잘못된 수사를 덮기에만 과연 급급했을까? 묻고 싶다. 그것이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한번 낙인이 찍혀 버리게 되면 후에 그 잘못이 밝혀지더라도 그 낙인은 쉽게 아물지도 지워지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그 기나길 날들을 어떻게 보내왔을까? 그리고 무죄가 난 이후로의 삶은 어떠할지..... 그 낙인이 깨끗이 지워져 그동안 억울하게 짊어져야만 했던 무게만큼 행복하게 잘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자세, 잘못에 대한 용서와 사과를 말하는 사회, 지금 우리가 바라는 대한민국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