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약속 날짜를 잡았지만, 며칠 전부터 내리는 비 때문에 오전까지 오늘 모임을 해야 하나 갈등이 있었다.
다행히, 2시 이후부터는 비가 내리지 않아 친구들과 상의 끝에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오늘, 모임 장소는 진접 오남리.
난 직장에서 멀지 않았고, 안양에 사는 친구는 의정부로 출장을 와 퇴근길에 오면 됐는데 용인에서 일하는 친구가 문제였다.
T맵으로 검색을 하니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나를 포함한 세 친구가 먼저 만났고, 한 친구가 오기 전까지 간단히 술 한잔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친구는 도착했다.
지난번 글에도 올렸던 부부싸움의 주인공? 이 이야기를 꺼냈고, 서로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친구는 누구의 잘못을 떠나 말다툼이 생기면, 다른 방으로 피신?을 간다고 했다...ㅎㅎ.
(아주 현명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 친구는 뉴스를 보면서 정치적인 성향 때문에 제수씨와 약간의 언쟁이 있다고 했고, 신혼 초에 서로의 생활방식 때문에 좀 다투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는 별로 없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우리 부부는?
언쟁이나 다툼은 없는 것 같지만, 서로가 잘 삐친다고 해야 하나.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하면 그다음부터 서로가 말을 하지 않는다. 어쩜 이 상황이 더 나쁜지도 모르겠다. 그 말없는 시간이 그리 길게 가지는 않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풀어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부부관계란 어떤 관계일까?
서로 사랑하며,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면서 그 삶을 함께 하는 동반자 혹은 파트너? 그런데, 파트너라고 하면 언제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꿀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아닌가? 그건 아니겠지.
비슷한 가치관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며, 비슷한 목표점을 향해 삶을 영위하는... 그런 사이?
매일 보는 얼굴, 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그 상대가 무얼 생각하고 바라고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 때문에 고민을 하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되면 안 되겠지.
이건 너무 무미건조한....그런데, 요즘 우리 부부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던가?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인지, 새로운 관계정립이 필요한 것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ㅠㅠ
네 친구들이 만나면 이젠, 기분 좋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일수 있는 나이도 되었다.
그래서,
한달에 한 번인 이 만남이 기다려지는지도 모르겠다.
기분 좋게 술 한잔하고 들어와서, 그냥 잘 수는 없고.... 술 핑계를 대고 주절주절 이야기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