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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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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픽사베이

 

어제 일이었습니다.

새벽 5시가 안 된 시간.

핸드폰의 벨소리....인순이씨의 "아버지"가 울립니다.

이 노래의 벨소리는 어머니, 큰누나, 작은누나로 지정해 놓은 벨소리라 좀 떨어져 있는 핸드폰을 확인하기

위해 가는 그 짧은 시간, 거리에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모든 분들이 그러실 거예요.

늦은 밤, 이른 아침에 걸려오는

가족, 친구, 지인의 전화는 왠지 좋지 않은 일들의 소식을 전하기 위한

전화여서 불안하고 받기 싫은...ㅠㅠ.

 

어머니셨습니다.

많이 아프신 목소리로 빨리 오라고 하시면서 전화를 하셨고,

급체를 하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후다닥 겉옷만 챙겨 입고 집 앞을 나오면서 119에 전화를 걸어 위치와 증세를 말씀드리고

옆 단지로 뛰어갔습니다.

제가 먼저 도착을 했고,

급체하면 나타나는 증세... 어지럽고, 구토를 하셨다고 말씀을 듣고

겉옷과 신분증을 챙기는 사이 119 구급대원분들이 도착해서 구리에 위치한 한양대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여러 가지, 코로나로 인한 검사와 절차를 받고 응급실에 들어가셨습니다.

간단한 질문, 증세를 말씀드리고 확인하고 피검사, 심전도, CT, MRI 등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다른 부분엔 이상이 없으셨고 왼쪽 귀에 약간의 돌발성 난청 증세가 보인다고 하셔서

금요일에 진료를 예약하고 점심때쯤 퇴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응급실에 대기하면서 여러 환자를 들어오시는 것을 보면서.. 이때쯤,

환절기에 나이 드시는 분들의 급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한분은 6시쯤 정류장에 구토를 하면서 쓰러지시는 것을 지나가던 분이 119에 신고를 하셔서 오신 분도 계시고....ㅠ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사 오시면서 춥다고 말씀하신 부분을 귀담아듣지 않고,

어머니의 주공아파트는 중앙난방이라 환절기엔 아침, 저녁으로 좀 춥더라고요.

가을이 되면 전기장판을 사드리자 그렇게 생각만을 했었는데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병원에 갔다 오셔서도 춥다고 하셔서 급하게 동네 잡화상에 가서 

예전에 쓰셨던 비슷한 전기장판을 사다 드리고,

괜찮다고 어서 가서 쉬라는 말씀에 집으로 오는 길.

이 길... 이 5분의 길은,

부모님과 따로 살면서 버스로 자동차로 왔던 그 시간의 반복입니다.

"잘 살자.

아버지의 다하지 못한 그 삶까지 더해 어머니를 잘 보살펴야 한다."

그런 다짐의 시간의 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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