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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

잔디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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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가려고 했으나, 어머니의 몸 상태도 그러했고 아침 저녁으로 약간은 쌀쌀한 날씨에 이번 주 토요일로 미뤘다.
일어나 블라인드를 올리고 하늘을 보니 약간은 흐린듯한 날씨다. 그리고 거실 블라인드를 올리고 단지내를 보니 바닥이 젖어 있다. 새벽에 약간의 비가 내렸었나 보다.

어머니를 모시고, 첫째와 둘째와 함께 고향으로 향한다.
어머니가 떠나 오시고 가끔씩 가는 고향은 이제 조금씩 조금씩 낯설어지고 있다....ㅠㅠ.

햇살과 살살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이 참 좋다.

항상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버지의 산소에 오를 때마다 멧돼지가 파헤쳐 놓지나 않았나 걱정이 드는 건....
오늘도 그런 걱정에 올라 왔는데 역시나 많이는 아니지만, 아버지 묘과 바닥을 파헤치고 뛰어다녔던 모양이다.

금요일 퇴근길에 화원에 들러 잔디를 구매했는데, 건조한 날씨탓인지 파란색을 띤 잔디보다는 말라버린 잔디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죽은 것은 아니지만 잘 심어주고 물을 주거나 때를 맞쳐 비만 내려 주신다면 상관없는데 과연 비가 내려 주실지.
말라서일까, 두 봉지를 들고 오는데 예전처럼 무겁지는 않았다.

파헤쳐 놓은 곳곳의 흙들이 건조한 날씨로 딱딱하게 굳어 복구하기기 쉽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에 잔디를 입히고, 본격적으로 아버지 산소에 흙을 퍼다가 파헤쳐 놓은 곳을 메꾸고 잔디를 삽으로 일일이 잘라서 모종삽으로 파내어 심었다.
너무 건조한 날씨와 말라버린 이 흙에서 과연 이 잔디들은 생존할 수 있을까.
다행히, 수요일에 비 소식이 있어....꼭 내려 주시길 하는 바램이다.

첫째와 둘째를 데리고 다니고 있지만, 이 아이들이 나를 대신해서 이 묘들을 관리하고 유지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아니다.
너희들을, 이 아빠를 있게 해 주신 분들이 계심을 잊지 않고 또 그 조상님들을 섬기는 마음 정도는 갖고 살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내 세대에서 이 묘의 형태는 아마도 끝나지 않을까 한다.

납골당, 수목장을 찾아보고 생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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