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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불편한 편의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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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출간 후 1년이 넘도록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소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이 그 두 번째 이야기로 다시 찾아왔다. 서울역 노숙인 독고 씨가 편의점의 야간 알바로 일하면서 시작되는 1편의 이야기는 예측불허의 웃음과 따스한 온기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불편한 편의점 2』는 전편의 위트와 속 깊은 시선을 이어가며 더욱 진득한 이야기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소설은 1편의 시간으로부터 1년 반이 흐른 여름날의 편의점을 스케치하며 시작된다. 그동안 세상도 달라지고 청파동의 ALWAYS편의점도 이모저모 바뀌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도입부의 묘사는 소설 속 현실에도 코로나가 있음을 짐작게 한다. 아들과의 불화로 답답해하던 선숙은 점장이 되었고, 편의점을 팔자고 조르던 염 여사의 말썽꾼 아들 민식은 사장이 되어 있다. 말이 사장이지, 민식은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수익 운운하며 주휴수당 같은 비용 줄이기에만 열을 올리니, 여러모로 ‘진짜로 불편해진’ 편의점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러던 중 독고의 후임으로 밤 시간을 책임지던 곽 씨가 그만두고 새 야간 알바가 들어오면서 편의점은 다시 한 번 변화를 맞이한다. 새로 온 알바는 커다란 덩치와 부담스러운 행동이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40대 사내. 그는 인간 알바몬이라도 되는 양 화려한 알바 경력을 자랑하지만 정작 편의점 일은 어수룩하기만 하다. 게다가 수다쟁이에 오지랖은 못 말릴 지경이어서 점장 선숙에게 핀잔을 뜯기 일쑤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황근배라는 이름 대신 홍금보라는 별명이 적힌 명찰을 가슴에 달고 마냥 느긋하게 손님들을 맞으며 편의점의 밤을 지켜 나간다.

 

저자
김호연
출판
나무옆의자
출판일
2022.08.10

 

2편에서는 독고씨의 편의점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했었는데, 3편이 출간될지 모르겠지만 그 여운을 남기듯 뒷부분에만 염사장님의 짧은 만남과 점장으로 승진한 오여사님. 그리고 치매 초기인 경도인지장애를 받고 극복하려는 염사장님과 그의 아들이면서 불편한 편의점 always의 빌런? 민식, 그리고 독고씨와 비슷한 듯 그의 연기를 위해 직접 편의점 알바에 뛰어든 홍금보? 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게 있는 세 가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더라, 먼저 내가 잘하는 일을 알아야 하고, 그 다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게 해야 하는 일을 알아야 한다더라고."

"음......."

"여기서 잘하는 일은 특기야. 하고 싶은 일은 꿈이고,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직업이라고 하자. 이것에 모두 교집합이 있을 거란 말이야, 그 교집합을 찾으면 돼. 그러니까 특기가 꿈이고 그게 직업이 돼서 돈도 벌면 최곤 거지."

 

아직도 이 세가지의 교집합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만큼은 이 세가지의 교집합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데, 옆에서 그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세 아이 모두에게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모두가 처음 해 보는 부모의 역할이라 부족한 부분들이 많지만, 세 아이마다 다른 성격, 성향이라 그에 맞춰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알아서 잘하는 아이, 옆에서 채근해야만 그제야 못 이기는 척하는 아이, 아침에도 깨워야만 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와 평상시에는 공부를 안 하는 것 같은데 집중력이 좋아 학원이나 선생님께서 똑똑하다는 말씀하시는 아이..... 셋이지만 너무 다양하다.

염사장님이 후회하듯 아들 민식이의 지금의 모습의 자기 잘못인 것처럼 나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많아진다.

 

최근, 회사와 이직관련으로 고민하는 나에게 친구는 우리 같은 이들은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버텨야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언제까지, 버티고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라고 반문을 했다.

그... 교집합을 못 찾아서, 한 우물을 파는 것이 미련한 세상이 되어 버린 지금....ㅠㅠ.

 

오전 열 시의 티타임. 하루 한 번 마주치는 모녀의 규칙이었고 나 역시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언니와 조카도 초반에 함께 살면서는 부딪히기 일쑤였다고 했다. 식사 문제를 정리하자 청소와 빨래, 개 산책과 정원 가꾸기, 시내 업무와 장보기 등 모든 분야에서 티격태격했다. 심지어 휴대폰 벨 소리 크기 가지고도 둘이 하루 종일 싸웠다고 하니... 내 배에서 나온 사람이건, 내가 나온 배를 가진 사림이건, 사람은 각자일 따름이었다.

언니는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각자를 자각해야 각각이 되는 거야. 가족이자 각각이어야 오래 갈 수 있는 거고."

그런 의미의 연장선에서 언니가 나를 하숙생이라 불렀을 것이다. 각자로서의 감각을 잃지 말라고. 혈육이지만 서로의 분별을 잊지 말자고. 나는 그런 합의를 이끌고 그 규칙을 지키려 노력하는 언니와 해인의 모습에 경외감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두 사람 관계의 상징과도 같은 오전 열 시의 티타임이 유독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나 또한 결혼해서 어머니와 떨어져 살게 되면서 아버지에게 해드리지 못한 죄송함과 '한'때문인지 아버지의 몫까지 어머니에게 해 드려야 된다는 마음 때문이었는지.

누나들에게도, 이모들에게도 너희들이 네가 어머니를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듣고 있다. 이사를 오시면 알아서 장도 보러 다니시고, 아프시면 병원도 직접 다니시고, 집안 청소도 잘하시리라 생각했지만 어머니는 교통이 불편해서 그런 것도 농사일을 하시느라 바쁘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각자의 몫, 각자의 생활,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 정도는 남겨 두어야만 혼자 하실 수 있는 일들과 힘이 생겨야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코로나가 끝난 뒤의 편의점을 거쳐간 이들의 이야기.

독고, 근배(홍금보), 민식, 염사장의 유럽 여행기가 3편으로 출간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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