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보내면 어김없이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
나 또한 답문을 보내면서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쓰곤 하는데, 인력사무소 젊은 소장님께서도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쓰시곤 한다.
앱을 통한 주말 일자리보다 오프라인 인력사무소를 통한 일자리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횟수가 더 많은 것 같다.
지난주 토요일 현장은 파주현장이었다.
사능에서 만나 담당자의 차를 타고 파주로 이동 후, 끝나면 복귀하는 형태였다.
동이 트기 전의 이른 아침, 이런 아침을 맞이해 본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분들과 한 공간에서 어색함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끼며 이동했고 나를 제외한 세 분은 꽤 친분이 있어 보였다.
담당자분께 오늘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물으니, 도로가의 우수관로 속에 쌓인 흙과 돌, 쓰레기들을 청소하는 작업으로 대략 100미터 정도가 된다고 했다.
맨홀 속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관로는 꽤 깊어 보였다.
물론, 난 그 관로 속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고압세척기와 같은 그 분들을 '포'라고 부르셨다. 그 포로 쌓여있는 흙과 돌들을 대형 진공청소기라고 해야 하나, 흡입기로 빨아 들일수 있도록 분쇄한 뒤 빨아들이는 작업이었다.
내가 할 일은 맨홀 앞에서 고압세척기의 줄을 풀어주었다 당겼다를 도와주면 되는 일이었다.
힘을 쓰는 일도 아니고, 어딘가를 왔다 갔다 하는 일도 아니어서 편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시간이 가진 않는 무료한 시간이었다.
알바나 현장일을 나가게 되면,
자꾸 시계를 보게 되는 현장과 시계를 보지 않아도 시간이 빨리 가는 현장이 있는데 지난주 토요일은 자꾸 시계를 보게 되는 현장이었다.
그나마,
고압 세척기의 분쇄작업과 흡입작업을 마치고 흡입기로 빨아 들일 수 없는 아래 사진과 같은 제법 큰 돌을 통으로 관로 속에서 끌어올려 꺼낼 때야 일다운 일을 하는구나 하는 정도였다.
끌어올리면서도 어떻게 저런 돌들이 들어갈 수 있을지... 갸우뚱 거리기도 했다.
무료하고 편한 일에는 꼭 시간이 변수다.
하루를 일찍 시작했기에, 좀 일찍 끝나겠지 했지만 이동시간과 함께 돌아오는 길은 주말이라 정체가 되어 생각보다 더 많이 걸리기도 했다.
일을 하다 보면,
이런 날도 있도 저런 날도 있도 오늘과 같은 날도 있다고 위안을 가지며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