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다

나의 일기

반응형

2005년 어머니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시고 수술을 하셨다.

그리고

가족력때문에 특히,

딸에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도 해서

그 이후부터 누나들은 꾸준히 갑상선 관련 검사를 받았고 썩 좋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여러 가지 부분들이 좋지 않아 재검사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오후에 작은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조금은 놀란, 울먹이는 목소리로 큰누나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조금은 멍했고 놀랐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데....ㅠㅠ.

어머니도 17년 전에 수술을 받으셨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시고,

특히나 갑상선암은 암중에도 그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도 알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아버지생각도 나면서 울컥해졌다.

큰누나와 통화를 한 작은누나의 말로는 처음에는 많이 놀라고 당황했는데

지금은 많이 진정되고 조카들과 병원에 갔다가 그냥 집에 들어가기 뭐해서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했다.

당사자의 마음은 어떨지.... 그래도 암이라는데...ㅠㅠ.

작은누나의 당부로 어제는 전화를 하지는 못했다.

괜스레 진정된 마음을 전화해서 더 어지럽게 하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오늘.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오전에 큰누나에게 전화를 하고 말았다.

전화를 받는데 나도 모르게 울먹이게 되었다.

괜찮냐고 하는데..... 눈물이 났다.

많이 진정되고 담담하게 전화를 받았지만 아버지 이야기에 동시에 울먹이기 시작했다.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누나는 누구보다 여리다는 것을 아는데 자긴 강하다며 잘 견뎌낼 것이라고

이것 또한 본인의 몫이라고 했다.

갑상선 한쪽도 징후가 안 좋아서 검사를 했고 

다음 주에 결과가 나오면 양쪽을 다 하게 될지 한쪽만 하게 될지 결정이 된다고도 했다.

자꾸 전화하면 괜히 다 잡아 놓은 감정 흐트러지게 할 것 같아서

수술 날짜 잡힐 때까지 전화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그리고,

'아무일 없을거야, 괜찮아질거야, 갑상선암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당사자에게는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 말들은 하지 않았다.

부디,

마음 단단히 먹고 수술 잘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간절히 기도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