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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가계부 월급을 타기 시작했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때부터 형식과 내용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일해서 번 돈이 어떻게, 어디로 쓰이는지 궁금해기도 했고, 버는 것보다 더 쓰는지 모으는 지도 알고 싶었다. 그렇게.... 결혼해서 아내에게 넘겨주리라 생각했는데, 아내는 본인보다 내가 정리를 더 잘하고 금전적인 부분에서 더 밝다며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돈과 관련된 부분은 머리가 아프다...ㅠㅠ. 11월 한달을 정리해 본다. 무조건 줄이고, 적게 쓰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달은 지출이 적은 편이었고, 재테크,잔돈모으기등으로 아주 작은 금액이 입금되었고,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왠지 기분이 좋다. 그리고, 퇴직금 정산으로 한결 여유가 생긴 .. 더보기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오는 色 일요일의 늦잠은, 평일 6시에 맞혀져 있는 나에게는 더 피로감을 주는 것 같다. 7시 반이 좀 넘은 시간에 일어나 베란다의 블라인드를 올리다 본 단지 내 풍경들. 가을이 온 것인지, 가을이 온지 한 참 지난 것인지,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것인지.... 셋 다 같은 말이리라. 비가 내린 일요일 오전. 어머니가 집에 잠깐 들르라는 말씀에 시골집으로 가는 길. 곳곳 심어져 있는 은행나무들의 은행잎이 각양각색이다. 어떤 곳은 노랗게 물들어져 있고, 어떤 곳은 아직 잎이 파랗게 가을을 기다리는 은행나무도 있고... 또, 한 계절이 지나고 한 해가 가고. 가고 오는 시간들이 다르고 그 시간 속에 함께 하는 자연도, 우리도 모두 느끼는 마음과 대하는 마음이 다 다르리라. 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후. 더보기
"친구" 거의 한 달만의 외출이다. 업무적으로 관련된 일이라 가벼운 마음은 아니지만 주변의 가을 풍경을 두루 볼 수 있어 무언가 확 트인 느낌이다. 이렇게 외근을 할 때면, 졸음운전도 피할 겸 그동안 전화하지 못했던 친구들, 자주 연락하지 못 했던 절친들에게 전화를 한다. #친구 1 추석 지나고 친구에게서 친구 1이 다쳐서 입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여태껏 전화를 못했다. 좀 바빴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지내냐.. 어디를 다친 거야 물으니, 왼쪽 엄지손가락 신경과 동맥? 부분이 잘렸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쳐서 이으고 깁스를 했다가 지금은 푼 상태라고 했다. 아직 왼쪽 손에 힘을 줄 수 없는 상태라 당분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진다. 올초에도 무릎을 다쳐 몇 개월을 고생했는데 .. 더보기
부부 건축가의 세상짓기- 물은 제 갈 길을 간다 "이 글은 2020년 10월 14일 수요일 한겨레 25쪽 하단에 실린 글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노자의 에 나오는 말이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는 뜻인데, 물과 같다는 말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사뭇 다를 것이다. 노자는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에 설명한다. '다투지 않는다'(不爭)는 해석이 좀 어색하지만 대강 노자가 전달하고자 한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알아들을 수는 있다. 그러나 물은 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론 무섭게 돌변한다. 그래서 옛날엔 나라를 다스리는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치수(治水)였다. 하지만 치수라는 말처럼 무모한 단어가 없다.. 더보기
음복(飮福) 명절, 차례를 모시고 음복을 하면 그 작은 한 잔의 술이 사람을 참 아련하게 만든다. 이른 아침, 아무것도 먹지 않은 공복에 입을 통해 내려가는 그 가늘한 술 줄기는 식도를 조금은 타듯이 내려가기도 한다. 물론 그 전날에 먹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있을지언정, 이른 아침의 그 술은 그 하루의 첫 음식일 테니. 작고 고요한 호숫가에 누군가가 자그마한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키듯 내 몸을 정신없게 만든다. 고작, 그 두 잔의 음복 술이 말이다. 지방을 아버지가 불러 주시는 되로 받아 쓰던 그때. 생선 등이 위냐 아래냐로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으시던 어머니의 모습. 우리 집안은 과일 순서가 '조율이시'라고 상차림과 제사 순서를 가르쳐 주셨지만, 제사를 모실 때마다 잊어버렸던 나. 너는 '충경공' 몇 대손이고,.. 더보기
"10대를 위한 자기방어수업" " 이 글은 2020년 9월 29일 화요일 한겨레신문 21쪽 하단에 실린 글입니다." 싫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무언가에 걸려 밖으로 나오지 못할 때가 있다. 너무 강하고 지나치게 센 말로 느껴질 때가 있다. 거절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지, 상대방의 마음만을 헤아리며 거절하지 못한다. 강력한 저항이나 단호한 경고가 아니라 거절하는 것일 뿐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나의 거절'과 '너의 거절' 사이에서 대화하고 더욱 믿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간다. 나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인간관계, 가족관계에서부터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에까지, 가깝고 오랜된 관계에서부터 단 한 번뿐인 관계에까지 두루 적용된다. 거절하지 못.. 더보기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24)첫 책과 그 이후 (마지막회) " 이 글은 2020년 9월 26일 토요일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글입니다." 자, 이렇게 해서 퇴고와 투고 요령까지 알아봤다. 그다음을 얘기해보자. ‘작가로 살기’ 혹은 ‘작가로 살아남기’다. 조금 허세를 섞어서 ‘작가적 전략’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말할 것도 없이 작가에게 최고의 전략은 작품이다. 일본의 소설가 모리 히로시는 자기 인세와 부수입을 공개한 책 에서 ‘신인은 좌우지간 좋은 작품을 쉴 새 없이 발표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발표한 작품이 다음 작품에 대한 최고의 홍보가 된다’고 썼다. 100퍼센트 동의하는 바다. 그러나 ‘교과서 중심으로,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라’는 조언처럼 너무 당연한 말로 들리기도 한다. 좋은 작품을 쓰는 일에 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신인 작가들이 알아두면 좋을 요령과 .. 더보기
거래처의 선물 매번 보내지 말라고 합니다.일 년에 제가 써 봐야 그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선물을 보내오시면 제가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저희 회사에서 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받아서 일정부분의 마진을 붙여서 납품을 하는 품목인데,꼭 회사가 아닌 실물자인 저에게 선물을 보내주시네요.감사히 받지만....ㅠㅠ.아내가 택배 왔다며 사진을 보내 왔어요.남자들보단 여자분들에게 유용한 선물일 것 같습니다.지역특산물들로 구성되어 있어 식탁에 요긴하게 올라올 것 같네요. 2006년부터 인사를 드렸던 거래처 사장님 내외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습니다.며칠 전부터 한 번 들르라고 세 번이나 전화를 하셨는데 오늘에야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지난달에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는데 그만두신다는 말씀을 듣고 좀 놀라긴 했습니다.하지만,오늘 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