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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2주 고참의 전화 모임 2차 중에 전화벨이 울렸다.반가운 이름, 전화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서산 시골집에서 마늘을 캐고 천안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내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고 했다.군생활을 하면서, 제대를 하고 지금까지 연락하는 유일한 사람.중대 행정반 멤버로서, 그 힘든 시절을 보냈었고 제대 후에도 일정기간의 인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정말,돌아이 같은 중대장 밑에서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모르겠다.훈련을 나갈때면, 매식사 때 라면을 끓여다 주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않았고 특히나 식탐이 얼마나 많았던지 행정계원들끼리만 무언가 먹다가 걸리면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보복? 이 돌아왔다.96년 수해로 철책보수작업을 하러 GOP에 들어갔을때가 생각이 난다.행정보급관이 고생하는 행정계원들을 위해 식사추진을 하시면서 포도.. 더보기
말글살이 - 나누다 묘하다. '나누다'라는 말에는 두가지 정반대의 뜻이 숨어 있다. 하나는 참여와 공유, 다른 하나는 분할과 분리. 마을회관에서 전기톱 하나를 사서 나누어 쓰면, 물건을 공유하는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랑 나눔 바자회' '한 끼 나눔 잔치' '나눔과 섬김'과 같은 표현은 '함께한다'는 뜻이 강하다. '한 끼를 나누는' 일은 여럿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야 한다. '대화를 나누는' 일은 함께 무릎을 맞대고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고 말을 주고받는 것. 일방적이지 않다. '기쁨을 나누다' '슬픔을 나누다'라는 말도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에 동참하여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는 것이다. 감정이입, 공유, 공감, 섞임,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시간과 공간, 마음과 자기 자신을 내어주어야 한다. 반면에 '재산을 나누.. 더보기
갭이어(Gap year) 갭이어 : 새 출발을 앞두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미래를 모색하는 기간 신문을 읽다, 이 단어에 멈추고 말았다. 구글코리아 홍보담당 임원을 지내다 2019년 미국 구글 본사로 스카우트되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 디렉터를 지낸 정김경숙씨. 지난해 1월 갑작스러운 정리해고 통지를 받고 그는 그 시간을 '갭이어'라고 여기며 경험해보지 못한 비정규직 육체노동자의 세계로 뛰어들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분처럼 대단한 회사에 다녔던 것도 아니지만, 조금은 비슷한 면이 있다.회사를 다니는 동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제조업을 선택했지만 그건.....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다.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어디든 성격이 조금 다를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업종, 직무, 직책은 없다라는 걸 말.. 더보기
말글살이 바쁘면, 돌아보고 둘러보고 넓게 보고 멀리 볼 수 없다. 그저 여기저기 매달려 살 뿐. 요즘 내가 딱 그 짝이다. 여유 있게 굽은 골목길로 발을 들여놓지도, 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을 처량하게 쳐다보지도, 사람을 정성껏 대하지도 못한다. 할 일의 가짓수는 늘어 가는데, 머리는 더디고 손은 느리고 몸은 굼뜨다. 바쁘다 보니, 만나자는 연락에 '눈코 뜰 새 없다'며 거절하기 일쑤. 이 표현과 같은 뜻의 '안비막개'(眼鼻莫開, 눈과 코를 뜰 수 없다)라는 한자어도 있는 걸 보면, 옛사람들에게도 꽤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얼마나 바쁘면, 말도 부실하다. 국수에는 젓가락이, 팥죽에는 숟가락이 함께 있어야 하듯이, 말도 목적어가 나오면 그에 맞춤한 서술어가 와야 한다. '입을 열다' '귀를 파다'처럼. 그런데 '눈 .. 더보기
그리운 아버지, 수요일이 내 생일이었고, 그다음 날 목요일은 아버지 기일이었다.이런 의도되지 않은 연관, 연결?을 뭐라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얄궂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출생과 죽음이 그것도 자식과 부모로 이어진다는 것에....ㅠㅠ.보고 싶다 보다는 그립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지 모르겠다.보고 싶은 마음이 더 농축되고 쌓인 감정이 그립다는 마음이 아닐런지.올해가 19년,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잊혀지기보다는 그 마음이 더해지는 것 같다.아버지와 똑같이 세 아이를 두고, 그 아이들을 키우는 복잡한 마음들이 내 어릴 적 아버지는 우리 세 남매를 어떤 마음으로 키우셨을까?그리고 그런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셨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좀 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다.그리고, 좀 더 괜찮은 아들이 .. 더보기
생일 생일이다.어쩌면 아닐 수도 있다.음력 4월 30일이 생일이지만, 올해는 29일까지밖에 없다.이런 해는 마지막 날을 생일로 하지만 몇 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벌써, 케이크에 촛불 숫자가.......ㅠㅠ.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단 말인가.  아이들이 곱창이 먹고 싶다고 해서 주문하고, 아내와 맥주 한 잔을 했다.생일이라고, 둘째와 셋째는 각기 젤리와 커피를 사다 주었다.그 마음이 참 고맙다.먹어서 맛이 아니라 아빠 생일이라고 용돈에서 뭐라도 사 오려는 그 마음이... 그러나, 우리 첫째는. 평소,처남 생일에 전화를 하지 않는 큰 매형이 전화를 했다.조금은 뜻밖이었다...ㅎㅎ생일 축하한다면서 누나에게서 내 소식과 상황을 들으셨는지, 지금 힘든 시기이지만 잘 이겨내고 건강 잘 챙기라는 위로의 말씀을.. 더보기
소독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그런 사람이 손가락 꿰맨 부위를 소독하러 네 번째 가고 있다.그래도 다행인 것이 내일 모레, 수요일 일이면 실밥을 뺀다. 소독은 매우 간단하다.알콤솜으로 꿰맨 부위를 몇 번 닦아주면 끝, 이 정도면 집에서 해도 되지 않을까?아무리 간단해도 그 이유가 있겠지, 꿰맨 부위가 잘 아무는지 확인도 하고 작은 상처지만 덧나지 않게 하려는 진료라 생각한다.  손가락 하나 다쳤다고 이렇게 불편할 수가 없다.특히,씼거나 샤워를 할 때면 그 불편함이 더 하다.밴드를 붙인 부위가 물에 적시지 않도록 나름의 방법을 고안? 해 내긴 했는데, 그래도 물이 들어가긴 한다.일회용 비닐장갑의 손가락 부분만 가위로 오려내 세번째 손가락에 끼우고 테이프로 붙인다...ㅎㅎ.이 방법이 머리를 감을 .. 더보기
말글살이 - 격노 우리 집은 ‘어느 정도’ 민주화가 되었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가족끼리 주고받는 말이 평등하다. 문제는 나다. 가부장제의 묵은 때를 완전히 벗겨내지 못한 나는, ‘가장’으로의 지위를 탈환하려는 저항을 간헐적으로 시도하지만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다. 엄마와 딸이 티격태격할 때(그들은 자신들의 언쟁을 ‘대화’라고 한다), 나는 옆에서 조용히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시끄럽다며 소리를 빽 지른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딸이 곧바로 엄마와 공동전선을 펼치며 하시는 말씀이 “엄마, 그만하자. 아빠, 또 성질낸다.” 분연히 떨쳐 일어난 항거에 대해 ‘화낸다’ 정도면 좋으련만 ‘성질낸다’ 또는 ‘짜증낸다’고만 하니, 나의 의분은 앉은자리에서 하찮은 게 되고 나의 행위는 대화할 줄 모르는 ‘개저씨’의 옹절함으로 바뀐다. 그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