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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복(飮福) 명절, 차례를 모시고 음복을 하면 그 작은 한 잔의 술이 사람을 참 아련하게 만든다. 이른 아침, 아무것도 먹지 않은 공복에 입을 통해 내려가는 그 가늘한 술 줄기는 식도를 조금은 타듯이 내려가기도 한다. 물론 그 전날에 먹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있을지언정, 이른 아침의 그 술은 그 하루의 첫 음식일 테니. 작고 고요한 호숫가에 누군가가 자그마한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키듯 내 몸을 정신없게 만든다. 고작, 그 두 잔의 음복 술이 말이다. 지방을 아버지가 불러 주시는 되로 받아 쓰던 그때. 생선 등이 위냐 아래냐로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으시던 어머니의 모습. 우리 집안은 과일 순서가 '조율이시'라고 상차림과 제사 순서를 가르쳐 주셨지만, 제사를 모실 때마다 잊어버렸던 나. 너는 '충경공' 몇 대손이고,.. 더보기
"전 부치기" 결혼 전에는 명절 때면 음식 준비하는 것에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어머니가 음식 만드는 것을 보거나 옆에서 음식 하신 것을 집어 먹는 수준이었다면. 결혼 후에는.... 뭐랄까. 그냥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기가 생기고 그 아이를 누군가는 봐줘야 하고... 그 아이를 아내에게 맡기고, 그때부터 '전'종류는 저의 담당이 되었습니다. 가만히 쭈그려 앉아 무언가를 하거나, 만들거나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이 세상 어머님들의 노고를 알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구입한 전기 그릴. 함 사용해 봅니다. 기름이 튈 영역까지 신문을 깔아주고. 전을 담을 바구니에 포일을 감싸주고, 그 위에 키친타월을 깔아 줍니다. 동그랑땡은 수제? 라 전기 프라이팬에 올라오는 속도가 좀.. 더보기
"10대를 위한 자기방어수업" " 이 글은 2020년 9월 29일 화요일 한겨레신문 21쪽 하단에 실린 글입니다." 싫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무언가에 걸려 밖으로 나오지 못할 때가 있다. 너무 강하고 지나치게 센 말로 느껴질 때가 있다. 거절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지, 상대방의 마음만을 헤아리며 거절하지 못한다. 강력한 저항이나 단호한 경고가 아니라 거절하는 것일 뿐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나의 거절'과 '너의 거절' 사이에서 대화하고 더욱 믿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간다. 나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인간관계, 가족관계에서부터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에까지, 가깝고 오랜된 관계에서부터 단 한 번뿐인 관계에까지 두루 적용된다. 거절하지 못.. 더보기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24)첫 책과 그 이후 (마지막회) " 이 글은 2020년 9월 26일 토요일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글입니다." 자, 이렇게 해서 퇴고와 투고 요령까지 알아봤다. 그다음을 얘기해보자. ‘작가로 살기’ 혹은 ‘작가로 살아남기’다. 조금 허세를 섞어서 ‘작가적 전략’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말할 것도 없이 작가에게 최고의 전략은 작품이다. 일본의 소설가 모리 히로시는 자기 인세와 부수입을 공개한 책 에서 ‘신인은 좌우지간 좋은 작품을 쉴 새 없이 발표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발표한 작품이 다음 작품에 대한 최고의 홍보가 된다’고 썼다. 100퍼센트 동의하는 바다. 그러나 ‘교과서 중심으로,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라’는 조언처럼 너무 당연한 말로 들리기도 한다. 좋은 작품을 쓰는 일에 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신인 작가들이 알아두면 좋을 요령과 .. 더보기
거래처의 선물 매번 보내지 말라고 합니다.일 년에 제가 써 봐야 그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선물을 보내오시면 제가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저희 회사에서 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받아서 일정부분의 마진을 붙여서 납품을 하는 품목인데,꼭 회사가 아닌 실물자인 저에게 선물을 보내주시네요.감사히 받지만....ㅠㅠ.아내가 택배 왔다며 사진을 보내 왔어요.남자들보단 여자분들에게 유용한 선물일 것 같습니다.지역특산물들로 구성되어 있어 식탁에 요긴하게 올라올 것 같네요. 2006년부터 인사를 드렸던 거래처 사장님 내외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습니다.며칠 전부터 한 번 들르라고 세 번이나 전화를 하셨는데 오늘에야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지난달에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는데 그만두신다는 말씀을 듣고 좀 놀라긴 했습니다.하지만,오늘 말.. 더보기
키친아트 "뉴 와이드 그릴" 기존에 쓰던 전기 프라이팬? 이 고장도 나고 전 부치기에 효율성이 떨어져, 이번 추석에 사용하려고 새로운 전기그릴을 장만했습니다. 개봉을 해 볼까요. 아내가 사이트에서 보여준 것 보다 사이즈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거 너무 큰 거 아냐' 인터넷으로 볼때는 색상은 보질 않고 모양만 보고 이거 괜찮다고 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빨간 색상이네요..ㅎㅎ 막상 개봉을 해보니, 생각보다 크진 않네요. 역시 과대포장이 문제야..... 물론 파손되지 않을 정도의 포장은 기본이죠. 이 제품은 과대포장은 아닙니다. 요렇게 그릴본체, 덮개, 전기코드, 기름받이, 덮개 손잡이. 전, 부침도 부칠 수 있고 때로는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는 다용도니 좋네요. 무겁지도 않고, 디자인도 얄상하니 빨간 색상과 잘 어울리고, 고기를 .. 더보기
“황소 양평해장국” 양평 용문을 가는 길, 국수리에서 아신리 가는 길 중간 언덕에 위치한 양평해장국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왠지 선지 해장국이 당기네요. 지나가다 많이 봐 왔지만 먹어 보기는 처음이라 기대하고 주문을 했어요.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반찬들과 해장국이 같이 나오네요. 뭐... 특이할 것 없는 기본 상차림입니다. 무김치, 무말랭이 무침, 고추절임 느끼함을 잡아주는데 최고죠. 깔끔해요. 먹을 양만 덜어 먹을 수 있게 한편에 작은 항아리가 놓여 있고, 종지 그릇에 간장, 다진 고추가 담겨 나옵니다. 그래도 명색이 선지 해장국인데, 선지 한 덩어리만 들어 있어 좀 아쉽네요. 전체적으로 푸짐하다는 인상은 주지 못하네요. 맛은...... 음. 그렇게 맛있지는 않은 “평타”수준입니다. 그래도, 깨끗이 비웠습니다.. 더보기
"애플워치 1세대" 다시 꺼내다. 일요일 애플 워치 줄을 보다. 오른쪽부터 스포츠루프, 스포츠밴드, 나이키 스포츠밴드, 링크 브레이슬릿중에 역시 애플 워치 최고의 스트랩은 "링크 브레이슬릿"이야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스트랩에 어울리는 워치는 실버 스테인리스가 아닐까. 그래서, 워치 5 나이키 버전을 구매하면서 6개월 이상 묵혀 두었던 1세대를 다시금 소환합니다. 물론, 부팅속도가 늦거나 자주 버퍼링이 일어나지만, 눈에 보일 정도의 배터리 소모가 일어나지만, 워치 5의 화면을 보다가 1세대를 보면 2mm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 을 느끼지만, 1세대 "실버 스테인리스와 링크 브레이슬릿"의 멋스러움은 따라갈 수가 없지요. 그것 하나는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스테인리스 자체가 흠집이 잘 나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라, 워치 유리에서 많은.. 더보기